SONY DVCAM DSR-450 사용 후기


DSR-450, 24프레임

아마도 일반 캠코더 유저에게나 프로페셔널 캠코더 유저에게나 모두 디지털 캠코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SONY일 것이다. 그만큼 소니 캠코더들의 라인업은, 일반 유저, 프로페셔널 유저 모두에게 만족을 가져다 줄 수 있을 만큼 다양하다. 하지만 그런 소니의 캠코더 라인업에서도 단 한가지 약점이 있었는데, 프로그래시브를 지원하는 캠코더 군이 부족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초고가 시장을 제외하곤 소니에서 프로그래시브가 지원되는 캠코더는 없었는데, DSR-450이 그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DV/DVCAM방식의 초당 24프레임 프로그래시브 촬영(2:3:3:2 풀다운 방식)을 지원하며, 전통적인 인터레이스방식의 촬영 또한 지원한다. 그리고 소니만의 프로그레시브 촬영 방식인 PsF방식(초당30프레임) 또한 지원한다. 이 방식은 현재 하이엔드 디지털 캠코더 HDW-F900에서도 채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DSR-450은 모델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ENG캠코더의 바디를 가졌고, 렌즈 교환 역시 지원된다.

때늦은, 혹은 시기 적절한

프로그래시브 캠코더의 수요는 분명히 많지 않다. 하지만 단편 영화를 찍는 학생들에게나, 합성 작업을 주로 하는 유저들에겐 프로그래시브 촬영은 꼭 필요하다. 시중에 나온 프로그레시브가 지원되는 미드엔드 캠코더들을 살펴보면 파나소닉의 DVX-100P(DVX-100A), 캐논의 XL2, JVC의 HDC-100U 등이 있고, 연말에 발표될 파나소닉의 HD급 캠코더 HVX-200이라는 모델도 있다. 이제 소니에서 DSR-450을 발표함으로써 메이저 캠코더 브랜드들은 모두 24프레임이 지원되는 캠코더 모델을 보유하게 된다.

여기서 살펴볼 것은, DSR-450의 쓰임새이다. 앞서 열거한 타사의 모델들은 모두 500만원 대에서 700만원 대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고, 캠코더들의 바디 크기 또한 ENG급의 캠코더보다 많이 작아서 휴대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DSR-450은 1000만원 중반 대에 달하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ENG급의 바디를 가졌다. 가격대를 보나 바디의 크기를 보나, 분명히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캠코더는 아니다. 하지만 포맷을 보면, DV/DVCAM방식이다. 2005년 중반기에 고가 DV캠코더의 출시는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특히나 24p지원 캠코더라는 말은 영화 촬영용을 노린 것이 분명한데,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큰 크기(고해상도)의 화면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물론 아직까지는 HD제작 시스템(HDV를 포함한)이 완전히 갖추어 지진 않았지만, 분명히 짧은 시간 안에 많은 프로덕션들이 HD제작 시스템으로 바뀔 것으로 생각을 하면 DV/DVCAM방식의 채용은 그런 면에서 좀 아쉬움이 남는다. 참고로, 파나소닉의 경우는 HD급은 아니지만 고품질 SD급의 제작을 위해서 4:2:2의 컬러 샘플링이 지원되는 DVCPRO50포맷의 SDX900이란 캠코더를 보유하고 있다.(DV/DVCAM방식의 컬러 샘플링은 4:1:1이다. 4:2:2의 방식에 비해서 색 정보는 1/2이다. 이는 합성 작업이나 매트 촬영, 색보정시에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DSR-450의 장점 또한 분명히 많다. 앞서 말한 대로, 타사의 24p캠코더들은 모두 핸디캠 수준의 바디를 가졌기 때문에, 촬영 시의 안정성과 세밀한 조작, 그리고 바디 자체의 견고함, 기타 주변 기기들과의 확장성 등에선 ENG급의 그것들보다 훨씬 떨어진다. 바로 위에 언급했던 파나소닉의 SDX900이란 캠코더는 ENG급 바디에 24p를 지원하지만, 가격대는 3000만원 선으로 꽤나 비싸다. 그런 면에서, 업무/방송용으로써 DSR-450은 24p라는 기능 지원에, 적절한 가격대에, 만족할 만한 화면에, 충분한 안전성을 보유한 캠코더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캠코더

이 리뷰 기사를 쓸 즈음에, 필자가 촬영 감독을 맡아 찍게 될 작품이 하나 있었는데, DSR-450의 테스트도 할 겸, 이 캠코더로 찍기로 했다. 1회 차 분량의, 완성품 길이 1분 분량의 자그마한 규모의 촬영이었다.


DSR-450으로 촬영하면서 느낀 전반적인 조작감이나, 촬영 시의 편의성에 대한 느낌은 아주 우수했다. 일반적인 ENG급 캠코더들이 제공하는 안정성과 세밀한 조작감들을 모두 갖췄으면서, 합리적인 조작 버튼 배치, 굉장히 쓸모 있는 2.5인치 LCD등은 편리함도 더해 줬다.

촬영 시에 만족을 준 또 하나의 부분은, 그간 다른 24p지원 미드엔드 캠코더에서 보지 못했던, 뛰어난 심도의 지원이다. 24p지원 캠코더들의 주 활용 용도는 역시 영화 촬영인데, 영화라는 그 매체의 특성상 충분한 심도는 꼭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24p지원 미드엔드 캠코더들은 그 바디와 렌즈의 한계 때문에 그것을 제대로 구현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DSR-450은 2/3인치 CCD와 ' 일반 렌즈 ' 를 채용함으로써 충분한 심도를 구현해 내었다.



배터리 관리 역시 상당히 용이했다. BP-60을 장착했을 때 기준으로, 순수 녹화 시간 약 41분, 오퍼레이팅 시간은 약 2시간~3시간 가량 되었음에도(대부분은 LCD를 켜고 진행하였다) 불구하고 40%정도의 잔량이 남아 있었다.

필자는 디지털 캠코더를 꽤 많이 접해 본 편이다. 하이엔드 급으로는, HDW-F900, Varicam등으로 촬영을 해봤었고, PD150, FX-1, DVX-100A, XL1, DSR-250등등의 미드엔드급 캠코더들도 다뤄 봤었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캠코더들로 작업한 영상들로 후반 작업도 여러 번 해봤었다.
DSR-450의 촬영 화면과, 그것의 색 보정, 합성 등을 테스트 해봤을 때의 첫 느낌은 상당히 좋았다는 것이다. DV포맷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한계점까지 끌어 올린 듯 한 느낌이었다. 24p촬영을 할 때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DVX-100과의 비교를 해보자면, DSR-450의 우세이다. 16:9CCD의 지원, 2/3인치 3CCD의 차용, 그리고 DSR-450의 ' 일반 렌즈 ' 의 차용이 차이를 가져온 듯 하다.


화면의 느낌은 상당히 훌륭했다. 도저히 DV캠코더에서 찍혀진 화면이라고는 믿겨 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마치 16mm필름으로 잘 촬영된 화면을 깨끗하게 텔레시네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


Details...

그럼 이제 캠코더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소개해 보도록 한다. DSR-450의 바디는 보통의 ENG캠코더의 그것과 동일하다.


외형상 흥미로운 부분은, 메뉴를 조작할 때 쓰이는 로테이팅 버튼인데, 매우 조작이 용이한 곳에 배치되어 있다. 필자가 메뉴 조작에서 만질 만한 꺼리가 많은 F900, Varicam과 같은 하이엔드 캠코더들을 다루면서, 메뉴 조작을 위해 로테이팅 버튼을 이용할 때는 항상 불만이었었는데, 로테이팅 버튼이 캠코더 본체 앞쪽 깊숙이 숨어 있어서 상당히 조작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DSR-450은 로테이팅 버튼을 조작하기 쉽게 배치 해 놓아서 이 문제를 너무도 말끔히 해결해 주었다.

또한 BP배터리를 착탈하는 부분이 약 15도정도 앞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배터리를 교환할 때 상당한 편리함을 제공한다. 보통 BP배터리를 V마운트에 고정시켜 끼울 때 몇 번 미스가 날 때가 있는데, 15도 정도 기울어진 V마운트는 그런 미스의 확률을 줄여 준다. 비록 큰 문제들은 아니지만, 사소한 면에서 배려를 많이 했다는 것이 느껴 지는 디자인이다.

캠코더 외부에 달려 있는 2.5인치 LCD스크린은 Status check, TC check, 메뉴의 디스플레이, 그리고 모니터링의 기능을 할 수 있는데, 조작과 개폐가 상당히 간단하다. DSR-450은 대개의 업무용 캠코더에서처럼 포커스를 확인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흑백 뷰파인더를 가졌는데, 여기에다가 어느 정도의 색감을 확인할 수 있는 컬러LCD스크린이 더했다라는 것은 생각 이외의 편리함을 선사했다



DSR-450이 자랑하는 부분 중에 하나는, 캠코더의 메뉴 안에서 영상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인데, 감마 커브의 선택과 스킨톤 디테일, 블랙 감마 기능들이 지원된다. 메뉴얼을 참조해 본 결과, 총 5개의 프리셋팅이 된 씨네 감마 커브를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하이엔드 캠코더인 F900, Varicam등의 디테일 한 셋팅 가능성에는 못 미치지만, 미리 셋팅되어 있는 감마 커브를 손쉽게 채택할 수 있는 점이 훌륭한 장점이 될 수 있다.


 

DV는 끝났다?

요즈음은 HDV가 큰 이슈를 끌고 있다. 그러나 사실 어떤 면에서 따지고 보면, 마케팅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해상도를 떠난 포맷 자체의 특성만 보자면 HDV보다 DV포맷이 제작 용도로는 훨씬 우월하지만, 마케팅은 그것을 덮어 버린다. 마치 컴퓨터 업계에서 인텔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고 CPU의 클럭 스피드를 올리는데 주력했었던 ' 메가헤르쯔 신화(Megahertz Myth) ' 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굳이 빗대어 말하자면 ' 해상도 신화(Resolution Myth) ' 라고나 할까. 사실 DV도 촬영 후에 후반 처리를 잘만 하면 HDV못지 않은 화면을 얻어낼 수 있다. 특히나 16:9CCD를 차용한 DSR-450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 요즈음 자주 쓰이고 있는 화면 확대의 공정을 잘만 거치면 훌륭한 HD급 해상도의 화면을 뽑아 낼 수 있다. 대니보일의 영화 ' 28일 후... ' 가 DV로 촬영되었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 게다가 촬영에 쓰였던 캠코더는 DSR-450보다 몇 배나 낮은 급의 XL-1(Pal방식)캠코더였다.

앞서 필자가 DSR-450이 DV포맷을 채용한 데에 있어서 약간 아쉬움을 나타낸 건 사실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DV포맷은 DSR-450의 화질에서 보듯이 잘만 활용했을 경우에 상당히 좋은 퀄리티를 낼 수 있고, DV는 절대로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24p지원이라는 특징이 뚜렷한 DSR-450은 분명히 캠코더 시장에서 일정 부분의 파이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소규모 영화 제작 프로덕션이라던가, 대학의 영화 학과들, 디지베타나 HD제작은 약간 부담스러운 지역 방송국들이 그 대상이 아닌가 싶다.


 

마치며…

DSR-450은 좋은 캠코더다. 소니의 최신 CCD칩인 2/3인치 타입 Power HAD EX 3CCD칩을 사용했으며 여러 가지 기능면에서 업무용 캠코더가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초당 24프레임의 프로그래시브 촬영도 가능하다. 그리고 DSR-450으로 찍은 화면은 지금까지의 어떤 DV캠코더보다 훌륭했다. 분명히 DV포맷을 채용했다는 단점을 충분히 덮고도 남을 만한 장점을 가졌다.
좋은 작품을 완성시키는데 꼭 필요한 것은 좋은 장비가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임을 필자도 굳게 믿고 있지만, DV캠코더로써의 DSR-450의 출시시기에 관련해서는 좀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이 캠코더가 1~2년 정도 먼저 나

왔더라면, 24프레임 촬영이 지원되는 만족할 만한 가격대의 업무용 DV캠코더로써 그 쓰임새가 훨씬 많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어쨌든 DSR-450의 출시는 시기적으로 좀 늦은 감은 없지 않아 있지만, 필자로써는 대 환영이다. 그리고 디지털 시네마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영화 학도, 촬영 감독들에게도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드디어 접근 할 수 있을 만한 가격대에 ' 제대로 된 ' 24p디지털 캠코더가 나왔으니 말이다.

 

<자료 출처 : ViDEO ART ' s 2005 9월호, 김주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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